Thor-Phan Coffee Roaster
올드타운
09:30 - 16:00
붉은 벽돌과 커다란 유리창이 조화를 이루는 이 카페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진한 원두 볶는 향만으로도 이 카페이 진짜 로스터리 카페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합니다. 공간은 그리 넓지 않지만 높은 층고와 인더스트리얼한 인테리어 덕분에 답답하기보다는 아늑하고 전문적인 분위기가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벽면을 채운 다양한 원두 패키지와 커다란 로스팅 기계가 자아내는 풍경은 커피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게 만듭니다. 커피에 대한 이 카페의 자부심은 메뉴판에서부터 드러납니다. 다양한 태국 로컬 원두와 스페셜티 원두 리스트를 갖추고 있어 취향에 맞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저는 여기의 시그니처인 필터 커피를 주문했는데,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는 산미와 바디감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입안에 기분 좋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특히 자체 로스팅한 원두의 신선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커피와 곁들일 수 있는 간단한 디저트도 준비되어 있지만, 이 카페에서는 오롯이 커피 자체를 즐겨 보는 편을 추천합니다. 노트북을 사용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환경입니다. 와이파이는 쾌적한 편이고 실내에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가동돼 집중력을 유지하기 좋습니다. 창가 자리는 혼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며 생각에 잠기기에 특히 좋습니다. 다만 공간 자체가 아담하다 보니 좌석 수가 아주 넉넉하지는 않고, 의자도 다소 단단한 편이라 오래 앉아 있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특히 콘센트가 설치된 자리도 한정적이라 장시간 작업용으로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매장이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어 처음 방문할 때는 입구를 찾느라 조금 헤맬 수도 있습니다. 오후 4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늦은 오후까지 여유를 부리기에는 다소 빠듯한 느낌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와 무엇보다 타협하지 않는 커피의 맛 덕분에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곳입니다. 여기는 화려한 장식보다는 커피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고품질의 로컬 커피를 경험하며 잠시 숨을 고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흔치 않습니다. 작업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 창밖의 한적한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줍니다. 다음에는 여기에서 직접 볶은 원두를 한 봉지 사 들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카페를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