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HERE COFFEE BREWERS
올드타운
11:30 - 20:30
올드타운의 골목 끝으로 들어가다 보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진한 분홍빛 부겐빌레아 나무입니다. 이 카페는 늘 그렇게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저에게는 이미 자주 찾는 아지트 같은 곳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활기차지만 동시에 소박합니다. 세련되게 꾸민 인테리어보다는 손때 묻은 나무 가구와 아기자기한 소품이 어우러져 있어서, 잘 만들어진 카페라기보다 친구의 작업실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있습니다. 내부 좌석은 많지 않지만 테이블 높이는 노트북을 펴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은 편입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가볍게 할 일을 정리하다 보면, 생각보다 집중이 잘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 카페의 백미는 결국 커피입니다. 더운 날에는 아이스 블랙커피를 자주 주문하게 되는데, 정성스럽게 내린 흔적이 한 잔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한 모금 마시면 원두의 풍미가 또렷하게 퍼지고, 산미와 고소함의 균형도 좋아 마지막 한 모금까지 천천히 아껴 마시게 됩니다. 다만 이 카페를 본격적인 작업용 카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간이 작아 좌석 간격이 좁고, 옆 테이블 대화가 그대로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덕분에 낯선 사람과 가볍게 말을 섞게 되는 순간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조용함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흡연자도 많은 편이고, 대마초 흡연이 가능한 카페라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사진을 찍으러 오는 관광객도 꽤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카페가 올드타운에서 가장 믿고 마실 수 있는 커피를 내주는 곳 중 하나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에게는 일에 너무 몰입하고 싶지 않은 날, 가벼운 스몰토크가 필요한 날, 혹은 그냥 잠시 여유를 느끼고 싶은 날에 찾게 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꽤 중요한 사실 하나를 덧붙이면, 여기의 고양이는 정말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