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Hoppers

Kilim Coffee House

창모이

09:30 - 17:00

터키식예술적인데이트숨은 명소
Kilim Coffee House 1
Kilim Coffee House 2
Kilim Coffee House 3

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치앙마이의 뜨거운 열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화려한 튀르키예의 어느 도시에 발을 들인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와로롯 시장 근처의 좁은 골목 안에 숨어 있어 아는 사람만 찾아올 법한 이 카페는 1층 의류 매장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야 비로소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화려한 모자이크 램프와 아라비아풍 가구, 그리고 층마다 깔린 이국적인 패턴의 카펫이 묘한 신비로움을 자아냈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라 마치 친구의 조용한 다락방에 초대받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2층 창가 자리에 앉아 있으면 창밖으로 북적이는 시장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그 활기찬 모습과 대조되는 실내의 차분한 공기가 참 좋았습니다. 3층으로 올라가면 탁 트인 발코니 좌석이 있어 바람을 쐬며 머리를 식히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한낮에는 덥기도 하지만,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튀르키예식 커피를 즐기고 있으면 더위조차 분위기의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다만 좌식 공간이 대부분이라 집중해서 작업하기보다는 편하게 담소를 나누거나 가볍게 독서하기에 더 어울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카페의 백미는 단연 모래 위에서 끓여 내는 전통 튀르키예식 커피입니다. 묵직하고 진한 향이 입안을 감싸는데, 함께 주문한 얇고 바삭한 로티와 곁들이니 조합이 특히 훌륭했습니다. 커피 외에도 은은한 향의 사과차나 복숭아차 같은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카페인에 민감한 날에도 선택지가 많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격대도 공간의 분위기에 비해 합리적이라 큰 부담 없이 머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간이 아주 넓지는 않은 데다 워낙 사진 찍기 좋은 스폿이 많다 보니, 조용히 작업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셔터 소리나 의상 대여를 한 손님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다소 방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와이파이 속도는 무난한 편이었지만 콘센트는 좌석마다 충분하지 않아 배터리를 미리 넉넉히 채워 오는 편이 좋겠습니다. 수요일은 정기 휴무이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주인장의 환대 덕분에 단순한 카페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이국적인 영감이 필요하거나, 시장 구경 후 지친 몸을 기대고 진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날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좌식이 아주 편한 편은 아니었지만, 이 카페만의 독보적인 색채와 향기는 그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