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t Coffee
올드타운
10:30 - 14:30
이 카페는 올드타운의 좁은 골목, 커다란 타마린드 나무 아래에 숨은 보석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서는 순간부터 힙하고 빈티지한 분위기가 눈길을 끌고, 벽과 천장, 심지어 창문까지 남겨진 낙서들이 이 카페만의 독특한 성격을 더해 줍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매끈하고 정돈된 느낌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히려 그런 투박함이 더 따뜻하고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내부는 정말 협소합니다. 누군가의 작은 다락방 같은, 전형적인 홀 인 더 월 스타일의 카페에 가깝습니다. 좌석도 바 테이블 위주라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데, 그 가까운 거리감이 이 카페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음료를 주문하는 것보다, 작은 작업실에 들러 정성스럽게 대접받는 기분에 더 가깝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더티 커피였습니다. 차가운 우유와 진한 에스프레소가 층을 이루는 모습도 좋지만, 실제로 마셨을 때 느껴지는 묵직하고 크리미한 질감이 특히 좋았습니다. 직접 만든 시럽이 더해진 은은한 단맛 위로 에스프레소 특유의 과일 향이 겹쳐지면서, 한 잔을 다 마신 뒤에도 풍미가 길게 남습니다. 커피 한 잔의 완성도만 놓고 봐도 충분히 믿을 만한 곳입니다. 다만 작업 공간으로 생각하면 그리 실용적이지는 않습니다. 워낙 작은 공간이라 좌석 수가 적고, 대부분 바 형태라 노트북을 오래 펼쳐 두고 앉아 있기에는 다소 눈치가 보입니다. 정말 필요하면 잠깐 작업할 수는 있겠지만, 본격적인 업무용으로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닙니다. 짧게 메모를 정리하거나 잠깐 책을 읽는 정도가 더 잘 어울립니다. 몇 가지 감안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운영 시간이 짧아 오후 2시나 2시 30분쯤 문을 닫는 날이 있고, 아예 영업하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공간이 워낙 작다 보니 사람이 몰리면 자리를 잡지 못하고 테이크아웃만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더운 날에는 야외 좌석이나 바 자리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는 오래 앉아 편하게 머무르는 카페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정말 맛있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짧고 선명하게 집중하고 싶은 날에는, 이 작은 카페가 더없이 멋진 아지트가 되어 줍니다. 좁은 공간이 주는 불편함까지 감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분명 다시 찾게 될 곳입니다.